전하는 말씀

개원 100일 즈음에

우선, 그간 믿고 방문해주신 많은 분들께 감사드립니다.
덕분에 짧은 시간안에 지역내 병원으로 자리매김할 수 있었습니다.

많은 건의사항과 제안이 있었고 그중 대부분은 반영하였습니다만 일부는 여러 어려움으로 시행이 어려운 부분들도 있어 오늘 그 이야기를 해볼까합니다.

1.네이버 예약이나 똑닥 등 실시간 접수 앱을 사용할 수 있게  해달라

진료차트와 연동되는 '클레' 앱을 통해 많은 분들이 원하셨던 예약과 실시간 접수를 시범실시했었는데 단 하루만에 중지했습니다. 예약자가 미예약자보다 더 빨리 진료보게되자 엄청나게 항의하는 사람도 있었고 어떤 예약자는 예약시간에 안와서 취소하니 왜 취소하냐면서 예약시간보다 늦게 와도 우선 진료해달라고 싸우는 분도 있었습니다. 서로간에 이해하면 모두 다 편할수 있는데 역시 안되는구나 하고 깨달아서 중지했고 앞으로도 하지 않을 생각입니다.

2.오래 기다렸는데 내 진료시간은 너무 짧다.

다른 병원에서 치료받아도 호전없어 오는 분들이 많고 코로나,독감 환자도 많은데 이런분들의 진료시간은 검사도 하고, 호전안되는 이유나 치료방향에 대해 자세한 설명도 해야해서 길어집니다. 또 소아는 성인보다 진료시간이 2,3배 정도 더 걸립니다. 또한, "나 감기 걸렸어요"하고 오는 분들중에 감기가 아닌경우도 꽤 많은데 이 경우도 감기가 아닌 이유 등을 검사 등으로 확인시켜드리며 설명해드려야합니다.  

이런 환자들에 한정된 시간과 체력을 사용하다보니 경증 질환이라 판단되는 경우, 자세한 설명이 부족하게 됨을 저도 항상 인지하고 있습니다. 그러나 그렇게라도 시간이나 제 체력을 안배하지 않으면 도저히 감당하지 못할 정도입니다. 지금도 조기 접수 마감으로 인해 많은 원성을 사고있어 최대한 접수마감이 없게 하려면 한정된 시간안에 각 환자분들의 진료시간을 할애해야합니다.  

짧은 진료시간으로 설명이 부족해짐은 있어도 진단이 부실해지는 일은 없습니다. 감기와 염증도 구분 못하냐고 하는데 증상 초기에는 구분이 어려운 경우도 꽤 됩니다. 더구나 직전 치료를 하다가말고 중단했었다면 증상 발현 초기에는 이게 재발인지 새 병이 생긴건지 더욱 구분이 안 됩니다. 병이라는것이 시간이 지나면서 본모습을 드러내는 경우가 많습니다. 그래서 약 먹고 재방문해서 반응 보자고하는 것이고 이때 진단이 바뀌는 경우도 있습니다. 이것이 진료를 짧게해서 부실하게 진단한것은 아니라는것입니다.   짧게 보더라도 정확한 진단및 몸에 맞는 처방을 하려고 노력하고 있으나 아무래도 상대적으로 불만족하실 수 있게 되는데 현 진료인원상 바꾸기는 어려울것같습니다. 그런 부분을 중요시하시는 분이라면 (아무래도 저희가 만족시켜드리기는 어려운데 무조건 이해해달라고 말할 수는 없으니) 차라리 다른 병원을 이용해주시는것이 더 맞을것같습니다.

3.비타민D나 면역 주사, 페라미플루 등 주사 종류를 확대해달라.
면역주사와 페라미플루는 시행중이고 비타민 D 주사는 실손 보험 이슈로 시행하지 않습니다.

4.야간 진료해달라
지금도 대기 인원의 과다로 접수 마감되는 경우가 많은데 야간 진료까지하면...직원들 다 도망갑니다.

2023.12.15.

추가) 진료중 어떤 분이 혹시 건의할일 있으면 리뷰에 남기면 되냐고 물으셔서 말씀 드립니다. 윗글 이후로는 대부분의 병원처럼 저도 리뷰 안 봅니다. 대략 보면,진료에 긍정적 분들 100-200명중 한명정도만 긍정 리뷰 남기고 부정적 분은 거의 모두 리뷰 남기게되니 리뷰글이 소수에 의해 확대되는 경향이 있습니다. 모든 일은 양쪽 말을 다 들어보고 판단해야겠지요. 당시 어떤 상황인지는 언급없이 자신의 불만만을 일방적으로 주장하는 경우가 적지않습니다. 오라는 때 안오고 약도 먹다말다하고는 왜 호전안되냐고 따지듯 말하는 사람도 있고 자기맘에 안든다고 싸우려는듯 말을 거칠게 하는 등 진료보다보면 수많은 부류의 사람들을 대하게됩니다. 이런 경우 저도 포기하게됩니다. 모든 환자분을 만족시킬 수는 없기에 믿고 꾸준히 방문해주시는 분들께 더 정성을 쏟겠습니다. 건의사항은 진료시 말씀해주시면 최대한 반영하겠습니다.